또 내가 보니 불이 섞인 유리 바다 같은 것이 있고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이 유리바다 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어린 양의 노래를 불러 가로되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이시여 하시는 일이 크고 기이하시도다 만국의 왕이시여 주의 길이 의롭고 참되시도다 주여 누가 주의 이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영화롭게 하지 아니하오리이까 오직 주만 거룩하시니이다 주의 의로우신 일이 나타났으매 만국이 와서 주께 경배하리이다 하더라
-요한계시록 15 : 2-4
“또 신앙단체라도 만들 생각입니까?” “고약한 농담이네.”
옅은 웃음 너머로 페이지가 넘어간다. 드레퓌스 츠바이크는 커피 메이커에서 갓 뽑아낸 커피를 머그잔에 가득 담은 채 감흥 없는 얼굴로 홀짝였다. 둘 사이의 하얀 접시에는 요깃거리로 놓인 비스킷이 있다. 팔락이는 종이소리가 얼마간 이어지다, 천천히 덮였다.
“츠바이크.” “네.” “꿈에서 죽은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 “전 현재 3대째 이름을 갈아치우며 살고 있어요. 질문을 바꿔주시죠.” “꿈에서 죽은 사람을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들어?”
츠바이크는 가벼운 한숨을 쉰다. 머그잔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내가 꿈을 꾸고 있구나, 싶죠.” “삭막해.” “삭막한 정도가 딱 좋습니다. 꿈속에서 애걸복걸 목 놓아 울다가 깨면 얼마나 한심한 기분이 되는지 아나요?” “경험담이야?” “노코멘트.”
말을 마친 츠바이크가 다시 커피를 홀짝인다. 환기를 위해 열어둔 문 사이로 따뜻한 바람과 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새어 들어왔다. 바로 어제 소나기가 내린 오전 11시의 공기는 적당히 맑고, 활짝 피어난 꽃잎은 바람을 따라 부드럽게 흔들린다. 바야흐로 봄이었다.